해제가사

가사소리

이 작품은 『가사소리』라는 이름의 전적에 수록된 가사이나 사실 정확한 제목은 알 수 없다. 함께 수록된 다른 작품들은 별도의 제목이 기록되어 있지만 유독 이 작품만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의 창작 시기는 분명히 알 수 없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분석해봤을 때 삼정(三政)이 문란하였던 순조(純祖)조부터 헌종(憲宗)년간의 작품으로 보인다. 작품에 ‘대전통편(大典通編)’이란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정조(正祖) 9년(1785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없을 듯하다. 작품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이 가사는 <향산별곡>의 이본이라고 볼 수 있다. <향산별곡>은 두 가지 계열의 이본이 있는데 하나는 묘향산을 유람하고 쓴 기행가사 계열(<향산별곡 1>이고, 다른 하나는 삼정(三政)의 문란과 과거제도의 타락상을 비판한 현실비판가사 계열(<향산별곡 2>)이다. 본 가사는 현실비판가사 계열에 속한다. <향산별곡 2>는 서두에 임병양란(壬丙兩亂)을 회고하는 내용이 있는데 본 가사에는 그 부분이 일부 누락되어 있다. 이후의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화자는 백성의 중요성, 조정 대신의 무능, 목민관의 부정부패, 수령들의 탐학, 아전들의 악행을 통탄하며 비판하고, 삼정(三政)의 전 영역에 걸친 폐단을 고발하고 있다. 또한 환곡분급(還穀分給)의 과정, 삼사월 농번기의 군역사(軍役事) 등 농민의 피폐상도 가감 없이 전달하였다. 작품 후반부에는 과거제도의 부조리한 모습을 비판하였는데 경향간(京鄕間)의 구별을 신랄하게 비판한 점으로 보아 작자 역시 이러한 폐단으로 피해를 본 향촌의 하층 사족이 아닐까 생각된다. 19세기 향촌사회의 백성들이 부담하고 있었던 총체적인 문제점을 고발하면서 상층의 위정자들을 비판한 가사로 현실비판 의식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가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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