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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영정(息影亭)일원

식영정은 정면 2칸, 측면 2칸의 팔작 기와지붕으로 특이한 것은 한쪽 귀퉁이로 방을 몰아 붙이고 전면과 측면을 마루로 두고 있는 점이다.

식영정은 명종 15년(1560) 서하당 김성원(棲霞堂 金成遠)이 창건하여 장인(丈人)인 석천 임억령(石川 林憶齡)에게 증여한 것이다. 식영정 바로 곁에 김성원의 호를 딴 서하당(棲霞堂)이란 또 다른 정자를 지었는데 소실된 것을 1995년에 복원하였다.

임억령의 <식영정기>에 따르면 서하당과 식영정은 1563년에 지어졌는데 식영정시단의 메카로서 임억령, 김성원, 고경명, 정철 등이 ‘식영정 사선(息影亭 四仙)’으로 불리면서 호남시단을 빛냈다.

서하당 김성원은 송강의 처외재당숙으로 송강보다 11년 연상이었으나 송강이 성산에 와 있을 때 같이 환벽당(環碧堂)에서 공부하던 동문이었다.

송강 정철은 이곳 식영정과 환벽당, 송강정(松江亭) 등 성산 일대의 미려한 자연경관을 벗 삼으며『성산별곡』을 창작했다. 또한 송강은 이곳을 무대로 하여 면앙정 송순(俛仰亭 宋純),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 고봉 기대승(高峰 奇大升) 등 당대의 명유들을 스승으로 삼았으며, 제봉 고경명, 옥봉 백광훈(玉峰 百光勳), 귀봉 송익필(歸峰 宋翼弼) 등과 교유하면서 시문을 제작하여 한국문학사를 크게 빛냈다.

이곳은 식영정 외에도 풍광이 수려하여 명승지로도 이름난 곳이 많은데 자미탄(紫薇灘), 노자암, 방초주(芳草州), 조대(釣臺), 부용당(芙蓉堂), 서석대(瑞石臺) 등이 그 것이다. 하지만 광주호가 생기면서 일부는 물에 잠기는 비운을 맞았는데, 현재는 부용당만이 복원되었다.

서하당 김성원의 유고집 「서하당유고」에는 <성산 계류 탁열도>라는 목판그림이 남아 있는데, 1590년 6월 무더운 여름날, 환벽당과 식영정, 서하당 앞을 흐르는 창계에서 김성원, 김부륜, 양자정, 최경회 등 11명의 선비들이 발을 담그고 시회를 즐기는 풍경을 담은 그림이다.

식영정 옆에는 1973년 송강집(松江集)의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장서각(藏書閣)을 건립하였으며, 1972년에는 부속건물로 부용당, 성산별곡(星山別曲) 시비(詩碑)가 건립되었다. 장서각에 보관되어 있던 송강집 목판과 기암집 목판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11호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송강서원 관련 유물과 함께 한국가사문학관 자료실에 보관 관리되고 있다.

1972년 1월 29일 인근 환벽당, 송강정 등과 함께 <정송강유적-식영정>으로 전라남도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었으나, 2009년 9월 18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57호로 승격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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