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권왕가

본 가사는 융희(隆熙) 2년(1908년) 범어사에서 간행한 목판본『권왕문』에 순 한글로 표기되어 전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교가사이다. 1928년 각황사(覺皇寺)에서 소책자로 발행한 금속 활자본『권왕가』, 그리고 임기중 편저『역대가사문학전집』제21권 1098번에 소개된 <권왕가> 역시 이 원전을 입력한 것이다. 작자는 금강산 건봉사(乾鳳寺)의 교학승(敎學僧)으로 있었던 동화(東化)로 알려져 있다. 그의 생몰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주로 1850년대에 활동했던 것으로 미루어 가사의 제작 역시 19세기 중엽으로 추정된다. 위의 목판본『권왕문』(한국가사문학관 소장)에는 <가>와 <셔왕가>가 함께 실려 있는 바, <권왕가>는 장1〜31에 걸쳐, 가사 본문이 총 602행에 1203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구는 2음보 형성으로서 3.4조 내지는 4.4조를 위주로 한 장편가사이다. 작품의 내용은 가사의 제목, 또는 이를 싣고 있는 책 이름이 시사하는 대로 끊임없이 아미타불을 염송하며, 속계에서의 죄를 뉘우치고 선근 공덕(善根功德)을 쌓아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을 권하는 노래이다. 불교의 설법과 그 용어의 집중적인 열거로써 가사를 통한 불교사상의 학습을 기한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때문에 장편 구성의 노래 내용이 중복감을 면치 못함은 물론 동일한 어휘 구사로 인한 유사한 사설의 나열이 많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각각 30여 회에 걸쳐 빈출되는 극락 ․ 염불 ․ 아미타불 등의 용어를 비롯하여 금지사인 ‘마오’, 그리고 중생(衆生) ․ 정토(淨土) ․ 왕생(往生) ․ 무량(無量) ․ 수행(修行)등 불교 용어를 각각 수차에 걸쳐 중복하여 관용하고 있음은 그 예이다. 그러나 이는 불교가사로서의 조사상(措辭上) 특색으로 지적되어, <권왕가>의 내용상 특성으로 파악되는 그 한 면이라 하겠다.
한국가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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