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경게가라

<경계가라>는 작자와 창작시기를 알 수 없는 규방가사 작품이다. 규방가사는 여성들에 의하여 창작되고 향유, 전승되어 온 가사 작품을 의미한다. 규방가사의 대표적 유형은 계녀가류, 탄식가류, 화전가류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계녀가류에 해당한다. 계녀가류는 독특한 경험이나 느낌을 표현한 실상이라기보다는 유교의 가상적 덕목을 강조한 것이 주류를 이룬다. 이 작품은 모두 15쪽으로 되어 있고, 위에서 아래로 죽 이어 쓴 줄글 종서(縱書)의 형태인데, 한 쪽에 위부분과 아랫부분으로 나누어져 줄글로 구성되어 있다. 각 쪽은 정연하게 12줄씩 순국문으로 필사되었으나, 가끔 11줄로 필사된 부분이 몇 군데 보인다. 4음보 1행으로 전체 172행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율격은 대체로 3 · 4와 4 · 4조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 작품의 전체 구성은 ‘서언(序言)-사구고(事舅姑)-사군자(事君子)-화동생지친(和同生至親)-치산(治産)-행신(行身)-결언(結言)’등의 순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전형적이고 고정적인 형식에서 조선조 후기로 가면서 점차 창작자의 개인적 체험과 시집살이의 한탄이 많이 섞여 들어감으로써 문학성이 돋보이는 체험적 계녀가사류가 많이 유포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의 내용을 보면 서언에서 “아야 드러봐라”라는 발화를 통해서 자신의 말을 전언(傳言)하되 ‘아’ 즉, 딸과 자신을 동일한 부류로 설정하고 있다. “부모임과 가은 인정이 혹하며 허물이 만하여도 니리씨려 보건이와 구즁 어렵가난 동과 지친이라” 이와 같이 동생이나 지친에 대해서 받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딸이 받게 될 어려움을 걱정하는 태도에서 어머니가 자신과 딸을 동류의 집단으로 묶는 의식의 일면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가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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