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궁월가라

<궁월가라>는 전적 형태의 필사본으로 18면의 단권으로 구성되어 있다.상하 2단 구성으로 하여 2음보 단위로 단정하게 필사되어 있다.작자는 미상이며, 필사자 또한 미상이다.한국가사문학관에 소장되어 있다. <궁월가라>에서 ‘궁월’의 ‘궁을(弓乙)’의 다른 표기로 보인다.‘궁을’은 천도교에서 영부(靈符)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동학(東學)의 본질인 천심(天心)의 ‘심’ 자를 표현한 것이다.영부의 모양이 태극(太極) 같기도 하고 활 ‘궁’자를 나란히 놓은 것과 같기도 하다는 데서 유래했다. <궁월가라>는 <궁을가> 등 다양한 이본이 존재한다.주 내용은 천지가 곧 개벽하여 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는 등 계몽적인 뜻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서구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구한말의 상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를 물리쳐기보다는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일깨워주고 있다. <궁을가>는 용호대사 정북창(鄭北窓, 1506-1549)에 의해 처음 보인다.그는 조선 전기 때의 학자로서 충청도 온양 사람이다.젊었을 적에 선가(禪家)의 육통법(六通法)을 시험해 보려고 3일 동안 정관(定觀)한 결과, 이로부터 배우지 않고 저절로 통하여 천리(千里) 밖의 일도 생각만 일으키면 훤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밤에도 자지않고 단정히 앉아 새벽까지 수도(修道)에 열중하였으며, 새소리, 벌레소리, 짐승소리를 다 알아듣고, 각 나라 각 지방의 말들을 배우지 않고도 통하여 알았다고 한다.그의 절친한 친구가 3대 독자(獨子)였는데, 단명(短命)하여 곧 죽을 운명에 처하자, 자신의 수명(壽命)에서 10년을 떼어 친구에게 이어 주고, 자신은 44세의 나이로 단정히 앉은채 홀연히 이슬처럼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진다.그가 미래의 일을 예언할 수 있게 되자, 장차 인류에게 닥칠 천지개벽에 대해 가사형식의 비결(秘訣)인 <궁을가>를 남겨 후세사람들에게 경고하였던 것이다.이 작품에는 개벽시대에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으며, 개벽시대에는 새로운 문명세계가 열린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가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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