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봉별가

<봉별가>는 전적(典籍)형태의 필사본 가사작품으로 여성인 작자가 친정집 나들이를 하며 만나고 헤어지는 아쉬움을 노래한 것이다. 단아한 한글흘림체로 질서정연하게 필사하고 있으며, 줄글형태를 갖추고 있다. 작자와 필사자를 알 수 없으며, 창작시기와 필사시기 또한 알 수 없다. 현재 한국가사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작자는 나이가 차서 정든 식구들을 떠나 남편을 따라 시집왔지만, 친정에 가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마땅히 명분이 없었다. 마침 친정어머니 회갑을 맞아 모처럼 친정나들이를 했지만 오래간만이라 낯설고 어색함은 잠시 이내 기분을 차리고 친정에서 마음껏 논다. 여자이기 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는 현실을 원망하고 분개하는 장면은 기존 사회에 대한 불신과 남성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고발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친정식구들과 바깥나들이를 하면서 그간 담아둔 마음을 마음껏 발산한다. 가야산, 합천 등 지명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여기가 작자의 출생지임을 짐작케 한다. 질탕한 놀음도 잠시 작자는 다시 시댁으로 돌아가야 한다. 언제 다시 올 줄 모를 친정식구들도 또 헤어지자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 또한 여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만 한 현실이 작자에게는 회한을 더욱 깊게 한다.
한국가사문학관
(57392) 전라남도 담양군 가사문학면 가사문학로 877.
061)380-27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