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답선유가라(답션뉴가리)

<답선유가라>는 전적형태의 필사본으로 기행의 성격을 띤 규방가사이다. 줄글형태로 필사되어 있으며, 모두 17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품은 표지에 <후여가라>라 쓰여 있는데, 이는 ‘훈여(訓女)’, 곧 여성을 훈계한다는 뜻으로 <춘유륙>, <선유가라>, <옥단춘전이라> 등 여러 작품이 함께 실려 있다. 현재 한국가사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작품은 여성의 신세 한탄으로 시작한다. 여성의 사회적 제약 탓에 활동범위가 제한되어 있는 현실을 남자와 비교하고 있다. 봄날의 경치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작품 제목에서 ‘선유(仙遊)’는 경치 좋은 것을 구경하는 것으로, 이를 ‘답(踏)’하여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욕구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구체적인 기행의 모습은 드러나지 않고, 봄날의 흥취를 옛고사를 인용하여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추상적 경험으로 대신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봄날의 경치를 즐기지 못하고 문헌으로만 전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간접적 경험을 즐길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한계를 적절히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한국가사문학관
(57392) 전라남도 담양군 가사문학면 가사문학로 877.
061)380-27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