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경노의심곡

<경노의심곡>은 두루마리 형태의 필사본으로 내방가사이다. 작자와 필사자는 미상이며, 창작시기와 필사시기 또한 미상이다. 한글 흘림체의 줄글형태의 연속성을 띠고 있으며, 가독성(可讀性)이 약간 떨어져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판독하기 어려운 글자가 많다. 현재 한국가사문학관에 소장되어 있다. <경노의심곡>은 제목부터가 난해하다. 작품 내용으로보면 한 여인네의 일생을 회고하는 일이 주류를 이룬다. 이로 미루어보아 ‘경노’는 작중 인물의 이름이거나 아니면 지명을 뜻할 수 있으며, ‘의심’은 아마도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을 뜻하는 ‘회심(悔心)’ 또는 ‘마음을 돌이켜 고치다’라는 뜻의 ‘회심(回心)’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작중화자는 여성이다. 부모님 곁을 떠나 결혼하여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데, 그 시기를 유추할 수 있는 몇가지 단서가 보인다. 우선 일제강점기 상황을 뜻하는 ‘경술(庚戌)’이라는 시간적 배경과 ‘합방(合邦)’이라는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녀들을 개화의 물결을 따라 새로운 학문을 익히고자 하는 적극적 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6.25 동란으로 인해 전국토가 전쟁의 참상을 겪으면서 작중화자의 가정 또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한탄한다. 그러나 난리통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조상의 은덕이라고 생각하면서 조상을 잘 모시고 가족이 서로 화합할 수 있을 때 번영과 행복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훈계를 담고 있다.
한국가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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