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부모가훈계하는가사(부모가훈게하는가)

작자를 알 수 없는, 현대에 이루어진 자전적 가사 작품이다. 시대 배경은 1940년대와 1950년대이다. 길이는 4음보 1행 기준으로 300행이 넘으며, 두루마리에 순 한글로 필사되어 있다. 대부분의 두루마리 가사가 여성의 작품인데 비해, 이 작품의 작자는 남성인 것으로 보인다. 내용은 작자가 직접 겪은 인생의 역정과 집안의 내력을 적은 것이다.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즉 작자는 어려서 구학문을 배우다가 십 세가 넘어 다시 소학교에 입학하여 신학문에 접한다. 17세가 되는 경신년(1940)에는 초례를 치르기 위해 신행길을 다녀왔다. 이후 신사년(1941)에 증조모상을 당하였고, 일제 말에는 징병에 끌려가다 8.15를 맞아 극적으로 모면하기도 하였다. 이어 병술년(1946)에 부친상을 당하였고, 기축년(1949)에는 서울로 몸을 피해 살던 중 객지살이의 병고를 겪었다. 경인년(1950)의 한국전쟁 때는 피란길에 올랐다가 여의치 못하여 부역자의 신세가 되었다. 또 신묘년(1951)과 임진년(1952)에는 연이은 재환으로 초근목피로 연명한 기근을 겪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계사년(1953)에 조부상을 당하여 주경야독과 근검저축으로 자수성가한 조부의 삶을 회고하며 슬퍼하는 심정을 기술하였다. 이런 내용으로 보아 작품의 제작 동기는 작자 자신이 살아 온 인생과 선대의 사적을 자손들에게 전하여 교훈과 경계로 삼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하겠으며, 따라서 그 제목도 ‘부모가 훈계하는 가사’라 붙인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주요 배경인 작자의 고향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좀 더 고찰을 요하는데, 관련 지명으로 조일, 오송, 와봉산, 집지산, 벌지산 등이 보인다. 또 한국전쟁 때 작자의 피란 행로로는 송곡, 내경강, 마산, 단양, 제천이 언급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필적이 난해하고, 방언이나 한자어가 유사한 음으로 바뀐 표기가 많아, 군데군데 그 뜻을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한국가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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