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계부사

이는 20자에 이르는 긴 두루마리에 줄글체로 필사되어 전하는 내방가사(內房歌辭)이다. 작자와 제작 연대는 밝혀 있지 않다. 그 내용은 지어미가 된 딸에게 시집살이에서 갖추어야 할 갖가지 행실을 훈계하는 글로 되어 있다. 제목이 뜻하는 대로 계부(戒婦)의 가사체 작품이다. 그러나 사설의 말머리는 먼저 딸의 혼처 고르기부터 시작한다. 혼례 날을 정하여 성혼시키되, 시집가는 길의 서러움과 연연(戀戀)한 정, 그리고 혼인 잔치 때의 손님맞이 일 등을 120여 구에 이르는 많은 사설을 동원하여 서술하였다. 작품의 주제가 되는 지어미 훈계 내용은 그 다음으로 이어진다. 총 410구 가운데 약 290구에 이르는 사설로서 노래의 주된 의미는 물론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본격적인 계부의 지시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을 범하지 말고 삼종지도(三從之道)를 성실히 배우라는 데에서부터 비롯한다. 긴 사설을 펼치면서 강조한 중요 부분 몇 가지를 들면, 시부모께의 효양(孝養), 인간 윤리로서 삼강오륜, 시집살이에서의 침선 방적(針線紡績)과 음식 절차, 지어미 말씨에 유순(柔順)함과 순종 및 말조심 등 여자 행실의 갖가지이다. 따라서 내용의 중복도 적지 않다. 훈계하는 말씨를 직접적으로 훈고(訓告)하는 서술 형식에 담아 화법적(話法的) 수사를 되풀이한 점이 특이하다. '조심하라'는 말의 반복을 위시하여, 명령사(命令辭) 또는 금지사(禁止辭) 등을 수없이 거듭한 점이 지적된다. '~말라, ~말고, ~말며'등의 금지사를 30회를 넘게 반복한 점은 이 가사의 성격을 알게 하는 표현의 한 특징이라고도 하겠다. 노래의 형식상 구성은 무려 410구에 이르는 장편의 가사체이다. 4․4조가 295구요, 3․4조는 111구이며, 4․3조 등 예외적인 성구(成句)는 나머지 4구에 불과하다. 이로 보아 <계부사>의 서술 율격은 4․4조를 위주로 하고, 거기에 3․4조를 혼합한 전개로서, 우리의 전통가사 형식을 그대로 유지한 관습시(慣習詩)의 한 전형으로 지적된다.
한국가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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