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의 원문에서 “도덕라”라 함은 “도덕ㅣ라”를 줄인 표기로 ‘도덕가(道德歌)’라는 뜻이다. 노래 제목 아래에는 “퇴계션지으신거시라” 라고 한 부기(附記)가 있는 바, 이는 가사의 작자가 바로 퇴계 이황(退溪 李滉, 1501〜1570)임을 밝힌 기록이라 하겠다. 따라서 여기서 소개하는 <도덕가>는 한국가가사사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두루마리본의의 가사(歌辭)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퇴계의 <도덕가> 이본이 여러 가지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에 대한 명칭도 안택가(安宅歌)․인택가(仁宅歌)․권선가(勸善歌)․지로가(指路歌)․권선지로가(勸善指路歌) 등으로 다양하다. 이밖에도 본 문학관 소장의『삼강오륜자경곡(三綱五倫自警曲)』책자에는 <퇴계선생등루가(退溪先生登樓歌)>가 전하는데, 이 역시 퇴계의 작으로 판단되는 유사한 내용의 <도덕가>이다. 그리고 이같은 여러 이본의 <도덕가> 내용은 대부분이 도덕군자의 표상인 공자의 집 구경을 권유하고, 이에 담긴 도학적 의미를 교시하는 도덕가사로서 일종의 훈민가(訓民歌)라고도 할 수 있는 노래이다. 비교적 짧은 사설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내용의 전개가 정연하고, 주제의 구현이 극명하게 돋보인 양반가사의 하나로 지적된다. 한편, 각 이본의 사설에 나타나는 한자어의 표기를 보면, 순 한글로 표기한 한글 단독체와, 한자어를 일률적으로 그 독음과 함께 표기한 국한문 병기체, 그리고 한자어를 독음의 표시 없이 한자만을 노출하여 표기한 한자어 단독체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곳에서 소개하는 <도덕가>는 첫째의 경우에 해당하는 가사이다. 아울러 작품의 형식을 사설의 음수율(音數律)에 의해 파악하면, 이는 4․4조 내지는 3․4조 위조로 전개된 총 48행 96구의 노래로서, 차종 이본 중 비교적 긴 구성의 가사라 하겠다. 옛글을 혼용한 순 한글의 필사체이므로 해독에 애매한 부분이 적지 아니 하나, 내용을 사설 전개의 순에 의해 파악하면, ① 집 구경의 권유와 공자의 집 확인, ② 집터의 형국과 집 구성의 열거에 따른 칭송, ③ 집의 좌향과 공자 제자의 출입, ④ 집 구경의 길 안내, ⑤ 재차 다짐하는 집 구경에 대한 권유 등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