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가사

경기가

<경기가>는 “박소지 척 필하노라”라는 내용을 고려해 보면 작자는 박소지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창작시기는 “무인남월 초치일 경인년 재차 초삼일”이라는 내용으로 볼 때 무인(戊寅)년인 1878년이나 1938년으로 재차(再次) 경인(庚寅)년인 1830년이나 1890년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은 두루말이 형식으로 되어 있는 규방가사 작품이다. 위에서 아래로 죽 이어 쓴 종서(縱書)의 형태이고, 순국문으로 된 두루말이 필사본으로 현재 한국가사문학관에 소장되어 있다. 모두 226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체로 3음보와 4음보의 운율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조 영남지방에 양반 가문에서는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가사를 지어 전승하는 것이 유행하였다. 어머니는 <내훈(內訓)>, <여사서(女四書)> 등의 여자 교훈서(女子敎訓書)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시집가는 딸에게 교훈적으로 행신 범절(行身凡節)과 시집살이의 방법을 적은 글을 전수(傳授)하였다. 또한 조선시대 여성상은 삼종지도, 남존여비, 과부재가금지, 출가외인 등의 명분론과 가족제도, 혼인제도, 재산권의 제도적 변화 등 유교적 여범 중심 제도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 작품의 내용을 보면 “여자 몸이 되어나서 삼종제에 있었으니 부부를 정한 후는 군자를 좆는 날에 빈부를 가릴손가.”, “출가외인 생각 말고 평안이 돌아가오.” 삼종제, 즉 ‘삼종지도’와 ‘출가외인’에 관한 이야기다. 이뿐만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조선시대 여성상이 대체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작품의 말미에서는 “시매 시숙 여러분을 부디부디 조심하여 공손하게 대접하라”라고 딸에게 당부하고 있다.
한국가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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